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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조금 포기해도 괜찮아

라면군 2024. 8. 5. 01:56
   

 

 그래 넌 열심히 했잔아. 그리고 객관적인 지표로도 너가 열심히 했다고 나오잔아.

그래, 과거 이 시점을 봤을 때 한점의 후회가 없게 하겠다는 각오로 5년 내내 밥먹고 자는시간 제외하고 공부했지.

1등으로 편입해서 4등으로 졸업한 것도 나름 괜찮았어. 

 좋게 봐주신 교수님 대학원 제의는 지금 생각해보면 아쉬웠어.

근데 이렇게 대학 졸업 3년째 취직이 안될줄은 누가 알았겠니. 

 그리고 졸업과 고학점에 목을 매고 너무 허겁지겁 졸업하느라 그 때는 모든것을 이해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나의 자존심에도 스크래치가 난 상태였고 사실 일부 지식은 통째로 외우고 넘어가서 빵꾸가 난 상태이기도 했어. 그건 사실이야.

 

그래 취업. 고학점 4등 졸업에, 졸업 전 후로 전기 기사 자격증 2개나 가지고 취업이 안될거라고 누가 생각했니.

925점 토익 가지고 유효기간으로 사람을 그렇게 괴롭혀대서 졸업 전의 920점 토익을 5번이나 보게 될 줄은 누가 알았겠고.

삼성 지원에 필요해 토익 스피킹 IM으로 보기 시작한 그 비싼 스피킹 시험도 그것 가지고 전부 떨어져서 저번에 토익 스피킹 라이팅으로 또 보게 될 줄은 누가 알았겠어. 

 

가장 힘든건 인생이 망했다는걸 인정하는 것이더라. 아 내 인생이 망했구나. 딱 이걸 인정하는게 제일 어려운 부분이야. 

 

그래. 이 부분이 제일 어렵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쳐 망하기 전까지는.

 

아 내가 아다다. 살도 다 뻈고 잘 생겼다고 생각하는데 계획이 다 어그러졌지.

그래 계획.

나 정도 똑똑하고 성실하고 이를 학점과 자격증 해 내겠다는 마음가짐, 진취성, 악바리 근성, 한번 들어가면 평생 거기서 전문가가 될 떄까지 뼈를 묻겠다는 충성 로얄심. 이것만 있으면 최소 중견 끝자락, 아니면 전공 관련 어디든 들어가서 일을 하고.

그렇게 인생에서 커리어를 쌓으면서 이제 버는 돈으로 선이던 맞선이던 연예던 뭐를 해서 결혼을 하고 인생을 앞으로 나아갈줄 알았지.

 

근데 서류에서 다 갈리고. 대기업 서류 7번정도 붙은거 전부 인적성의 그 개같은 아이큐검사에서 다 떨어지더라. 

 

한번은 평생 현장 월급 5400 고정인 중견직장에 대전까지 내려가서 평생 뼈를 묻겠다는 각오로 면접에서 제가 정말로 피를 토할 정도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는데 떨어졌다. 

들어가기 전 모든 예상 질문 답변 시뮬레이션하고 검색하고 준비하면서 키워놓으니 자꾸 대기업으로 이직한다고 불평을 면접에서 했다는 기록이 있는 그 회사가. 

 

어쩌겠나.

 

이제 30대 초반 대학 학부 졸업이후 백수 3년차이고 이고 4년차까지 4개월 남았다.

 

어쩔 수 없다. 

 

현재 수술 후 쉬는중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건강이다.

 

나도 그랬다. 인생 망했다는걸 취업이 망했다는걸 받아들이기 전까지는 사람이 어느 정도까지 내려갈지는 모른다.

 

다시 말하지만 탕평족이든 그냥 내려놓든 간에 가장 중요한건 당신의 정신 건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