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붕괴 3rd 1부 완결

라면군 2023. 4. 16. 17:41
   

 

 이제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을 구하려다 다 떨어지고 1년차 백수인 30대로서 취직 전까진 평가사항에 걸릴까 임의 집단이 싫어할 만한 글은 작성하지 말아야 합니다만. 미호요의 붕괴는 오픈 사전예약부터 해 온 만큼 1부 완결 기념해서 말을 좀 해 볼까 합니다.

 

 확실히 이런 부분에서 말을 하기가 어려운게, 중국 게임 개같다 하면 단순히 중국 게임이라 개같다라는 의미 전달에서 끝나는게 아니고 비현실풍(애니) 그림체를 싸잡아서 일본 문화 침략이라고 하며 씹덕이라는 싸잡는 프레임으로 하나의 문화전체를 끌어내렸던 일, 한국 40대~50대의 문화 특성과 그에 속한 한국 게임사가 한국 게임 문화권 전체를 싸잡고 침몰한 일. 그런 상황에서 중국 게임 문화권이 그 일본식으로 대표되는 비현실풍 그림체와 기법들을 모조리 습득해서 전세계와 일본으로 역 수출하며 돈을 끌어 모으는 와중에 한국 시장도 석권한 일. 한국 문화권의 게임사가 개발한 게임을 하면 K게임 하는 바보라는 인식마저 있었던 시대에서(요즈음은 인디 개발로 해외 플랫폼에서 내니 뭐니 하던데 최근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잘 모릅니다.) 그냥 중국 게임은 개같다는 소리는 거기에 낑겨 있던 사람들 모두에게 광역 도발을 거는 셈이 됩니다.   

 그렇다고 중국 게임이 개같이 않고 또 좋다고 말하면 그것은 그것대로 현재의 그쪽 게임 문화권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말이 되고 또 그런 말에 뒤집어질 집단이 있겠죠. 여기서는 그냥 붕괴와 미호요에 대해서만 말을 해 봅시다.

 

 들어가기 전에 일단 저의 평가 결론부터 말하고 시작하겠습니다. 붕괴는 물론 중국 게임사(그러한 문화권)에서 만들었고 중국 게임의 특징들이 보입니다만 그 어떤 중국 게임사들보다 가장 일본 정신과 장인정신에 가까운 게임 개발사라고 하겠습니다. 이러면 원신 이후로 개발 인력 싹 빼서 퀄리티가 박았으니 가챠가 맵고 돈독이 올랐는데 어떻게 그게 말이 되니  하시는 분들이 분명 있으실 텐데, 명확하게 여기서는 자기네 캐릭터와 IP에 개발사가 얼마나 애착을 가지고 굴리려 하는지, 본인들이 시작한 일과 입장과 유저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지켜나가려 하는지라고 말을 드리겠습니다. 제가 뭐 여기서 어떻게 게임을 운영해야 사람들이 알아주고 골수팬층이 되는가 그런 것을 설명하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넘어가겠습니다. 

 일단 붕괴 시작부터가 기존 중국 대형 게임사와 그러한 중국 문화권의 입김이 들어간 게임이 아닙니다. 3D 유니티가 아닌 일반 2D SD풍 원작 IP로 게임을 굴리던 소규모가 거기서부터 투자를 받고 시작해 정말 단순하게 준수한 3D 캐릭터 모델링을 가진 베이스 캐릭 3개와 몇가지 맵만 가지고 3D 유니티로 시작한게 붕괴입니다. 거기서부터 살을 붙여서 계속해서 지속적으로 스토리와 모델링, 모션들이 업데이트가 되서 여기까지 커 온 것이죠. 지금이야 3D 액션이 모바일 시장에서 심심찮게 보이지만 그 당시만 해도 이런 게임이 거의 없었습니다. 붕괴가 모션 등을 굉장히 많이 베끼는 게임이라고 해도 그 최초창기에 극한회피라는 시간정지 기믹을 연출할 때 모든 오브젝트를 느리게 만드는 기법을 사용할 당시 비나 눈이 오는 맵에서 빗방울이나 눈 결정이 화면에 정지되어 떨어지는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등의 참신했던 점이 아직도 기억에 납니다. 사람들이 보기에는 멍청한것 같아도 개발자가 애정을 가지고 만들었는지 아니면 위에서 시키기만 하고 밑에서 일 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어떻게든 몸 비틀어서 만들어 낸 결과물인지 금방 알아챕니다.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채로 넘어가고 아는 사람들은 아는 것 자체 하나도 권력이고 무기인 한국 문화 특성 아래서 말 안 하고 조용히 있으면서 그 게임에 조금 더 용인적이 되거나 팬이 되거나 하는것이죠. 어쨌든 다시 돌아와서 그렇기 때문에 중국겜의 특징들이 적었던건지 아니면 다른 게임을 매우 잘 베꼈기 때문에 그랬던건지는 모르겠습디만 결론은 시작은 괜찮았다는 것이죠. 그렇게 중반기까지는 그나마 논리적으로 쭉 이어져 왔는데 저는 굉장히 좀 불안하게 그걸 지켜봤습니다.

 그러다 지금 끝에 와서는 결국 그냥 스토리가 앞뒤도 모르겠고 중국 특유의 그냥 그렇게 되었다로 되어 버렸는데 이에 대해서 말을 좀 해 보겠습니다.

 

 위에서 소규모로 시작했다고 말을 했죠? 제 분석으로는 이 붕괴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느 줄기 플롯을 가지고 스토리를 구성한게 아니고 기회가 될 때 이 덩어리를 붙이고 나중에 저거 붙이고 하면서 서로 모순 상충되는 점이 있더라도 그냥 끌고 가다가 연식이 좀 차고 스타레일이라는 새로운 걸 낼 때도 되고 하니깐 그냥 보자기로 감싸듯이 이 이야기들은 여기서 오와리 치고 이제 새로 시작합니다를 때려 버린것으로 보입니다. 2부 시작 전까지 한 2년간인가 다른 이야기를 한다고 한 것도 완충이 아닐까 싶습니다. 초기 플레이어를 함장이라고 설정하고 이 내용이 초반 스토리에 함선이 나오면서 드디어 슬슬 이야기에 나오나 했다가 중반까진 실종되어 산으로 가버리고, 그 다음 이것 저것 한정 이벤트 스토리 덩어리를 붙이면서 내용끼리 말이 안 되기 시작하니 평행세계 끌고 나와서 거기서 평행세계의 세계를 구하는 고독한 영웅으로서의 함장이라는 설정이 잠깐 나왔다 사라지고, 그리고 나서 감감 무소식이다가 이번 오와리행 종결에서 외계의 관찰자와 미호요와 붕괴 이야기를 지탱하는 근간으로서의 함장으로 이야기에 등장한것도 맥락을 같이합니다. 근데 이게 또 그렇게 보면 이게 꼭 출하당하는 만화마냥 편의주의식 급전개 같다붙이기를 한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데 이건 사실 거기 개발진이 아닌 한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지 절대 확인은 못 하는 부분이고 말이죠.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가서 급하게 지크프리트 튀어나와서 손 흔들고 사라진 것을 볼 때 갑자기 나온 누나 동생과 유전자 원형 설정마저 급하게 가져다 붙인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게임 평가가 게임에 대한 애착으로 시작해서 살이 붙고 흥하고 잘 나가면서 초심을 잃지 않고 뱀괴 등 잡음은 있었지만 페미니즘 여성우월주의나 중국의 한국 적대 시기에도 수면아래서 어떻게 조용히 넘어가는 등 대처를 잘 하면서 주년 실물 경품도 K나 J 게임사는 한번도 안해본 대부분의 유저에게 경품 뿌리기까지 시전하며 배포를 보여 주는 등 일본식 장인정신 또는 그에 근접하게 훌륭하게 해 왔지만 결국엔 게임 개발 방향 특성인지 아니면 중국 문화권의 한계에 따라 그 스토리가 앞뒤 논리적으로 말이 안 맞게 산으로 가버리고 종결을 쳐 버렸다가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그 게임 개발 방향 특성에 대해서 말 좀 하고 마무리하겠습니다. 붕괴가 스토리 부분에서는 정말 최초장기때 빼고는 과금 압박이 전무하다싶히 하고 그나마 먹고살기 위해서 압박을 넣는 부분이 PVE 점수경쟁입니다. 물론 현재인 마지막에 가서는 그 치가 떨리고 노잼인 칩 캐기 등 여러 압박 수준을 대거 상향하긴 했습니다만.

 결론적으로 이 게임은 사실상 캐릭터의 의복(스킨)이라는 캐릭터 모션 팔아먹는 게임입니다. 캐릭터 하나하나가 고 모델링이다 보니 여러 새로운 캐릭터 추가는 사실상 꿈도 못 꾸고 (성우 문제도 있을것이고) 똑같은 인물을 옷만 바꿔가며 계속 팔아먹습니다. 그러다 보니 초기에는 발키리(인물)가 새로운 슈트(의복)를 입고 새 모션으로 무기를 들고 새 스킬을 쓴다, 였는데 언제부턴가 같은 발키리(인물)가 새로운 의상을 입었는데 몸이 성흔에 잠식당해 새로운 인격을 가진 새 인물이다라는 설정이 튀어나오더니 언제부터가는 그냥 똑같은 발키리가 의상만 달리 입었는데 아예 기억을 공유하고 있지 않은 평행세계의 새로운 인물이라는 신박한 설정까지 튀어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깐 분명 캐릭터 모델링은 같고 똑같은 모습이고 옷만 다른데 완전히 인격적으로 별개인 A, B의 인물이란 말이죠. 그러니 완전히 산으로 가버리고 개판으로 꼬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뭐 결국엔 유저가 만족하기만 하면 되는것이고, 아니면 항의하지 않고 납득하거나 커뮤니티 내부에서 가라앉기만 하면 되는것이니 만큼 스토리가 결국 산으로 간 게 그닥 별 문제는 아닌것 같고, 이제 한번에 종결치고 여기서부터 새로 쌓아 나간다는 느낌도 주느니 만큼 앞으로도 좀 더 잘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글은 여기서 마무리합니다.